2억원에 가까운 바나나 한 송이 작품이 있습니다. 벽에 두꺼운 테이프를 이용해 무심하게 붙여놓은 이 바나나는 '코미디언(Comedian)'이라는 제목을 가진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1960~)'의 작품인데, 2억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논란이 시작되고 있던 시기 한 행위예술가가 현장에서 해당 바나나를 먹어버리는 것으로 더더욱 뜨거운 논란을 만들며 일반 대중에게 꽤 많이 노출되고 각인된 작품이기도 하죠. 이 바나나가 왜 2억에 가까운 가격이 매겨졌는지는 사실 잡담으로 논하기엔 지루한 감이 많이 있습니다. 작품이란 그 자체보다는 뒤에 담겨있는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나 나올 뿐이니 말이죠. 결국 비슷한 관점의 잡담이 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점점 커져가는 논란과 ..
화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그림은 하나의 그림에 담긴 여러 개의 시선이 눈길을 끄는 작품입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그림을 조용히 보고 있자면, 그림 속 이미지가 화가의 시선인지 혹은 화가의 상상인지가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고전 명화보다는 현대미술에 더 많은 관심이 있던 저에게 그림에 대한 큰 흥미를 끌어낸 몇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림 한 장에 담긴 여러 시선과 함께 그림이라는 이미지가 화가에게, 또 관객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느껴보고 생각해보기 좋은 작품이니 말이죠. 공주, 공주의 시녀, 난쟁이, 국왕과 왕비, 시종 그리고 화가 벨라스케스 본인까지, 그림 속에서는 상당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이 그림 앞에선 관객이 가장 보편적으로 느끼는 시선은 바로 화가 벨라스케스 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