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 진심으로 욕심으로
- Visual Beauty
- 2018. 4. 12. 01:32
레디 플레이어 원 : 스티븐 스필버그
( Ready Player One : Steven Spielberg )
오늘은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 '레디 플러이어 원'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역시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다 싶은 화려한 영상이 가장 먼저 돋보이는 영화인데요. 한 장면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캐릭터들과 다양한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들 등 정말 볼거리가 너무 많아 영화관에서 감상을 끝낸 후 보통 영화를 보았을 때 몇 배 이상의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또 그런 감상 이후의 피곤함 속에서 영화를 곱씹어볼수록 참 가벼운 소재들을 이용해 정말 많은 메세지들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글과 함께 감상 이후 문득 들었던 생각들을 한번 차근차근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최대한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며 쓰려고 하는데요. 내용에 대한 부분은 크게 언급이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저 영화 속의 표현된 사회의 모습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부분이 많은 것이라 어쩌면 영화를 보시고 난 이후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글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이 영화는 어쩌면 '어른들의 동화다.'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영화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던 청소년기와는 다르게 보호자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경제적인 부분은 늘 짐처럼 들고 다니는 생활의 일부인데요.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이 두 부류의 극단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적인 부분들을 화려하게 보여주며 간단하게 '착한 편'을 응원하며 어른에게도 가르침을 주는 어른 동화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 같은데요.
그저 참혹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심으로 게임을 하는 순수한 목적의 플레이어들과 금전적 이윤을 목표로 삼아 움직이는 회사 '101'의 구매된 플레이어들은 어쩌면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획일화된 어른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제작자의 순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금전적인 이윤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로 인해 어떠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지도 시뮬레이션처럼 보여주기도 했죠.
영화 자체는 크게 현실과 가상현실로 구분되며 두 세계가 교차되며 스토리가 진행되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를 현실과 가상현실에서 현실을 빈민계층과 상위계층으로 나눠 영화를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실 영화 속의 가상현실 '오아시스'의 이용자는 딱 두 부류가 표현되는데요. 첫 번째 부류가 현실에서 도망치듯 혹은 상처를 치유하듯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빈민촌의 사람들이라면 두 번째 부류는 대규모의 이용자를 월급과 함께 거느린 회사 '101'과 이 회사의 사장이죠. 이들은 현실 속에서는 만나지 못할 삶의 방식 속에 있지만, 가상현실 '오아시스' 안에서만큼은 동등한 플레이어의 입장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기업형 게이머 집단처럼 행동하는 '101'은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게임 속 아이템을 사들이며 게임 안에서조차 상위 계층으로서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한 목적과 함께 접속하여 과정 없이 금전적인 힘과 함께 성장한 이들의 능숙하지 못한 게임 플레이가 그저 게임 속 세상을 즐기기 위해 접속하는 빈민촌의 플레이어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반전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저 금전적인 것으로 만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버리기도 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가장 돋보이는 감정은 '진심으로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 게임에서 승리하여 영화 속 게임 세상 '오아시스'가 변질되지 않기를 희망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오직 금전적인 이윤을 위해 순수하게 플레이하는 다수의 사람이 피해받는다는 것은 참 억울한 상황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말이죠. 이처럼 소수의 욕심을 다수의 진심이 이기기를 응원하며 조금 더 올바르다 생각되는 사회로 흘러가기를 원하는 시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사실 영화는 크게 보자면 진심의 기업과 욕심의 기업 싸움이기도 했는데요. 사실 진심으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이 지키려고 했던 가상현실 '오아시스'도 게임 회사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결국, 진심으로 세상을 위해 게임을 만들었던 기업이 욕심으로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을 진심을 알아준 대중과 함께 이겨냈다는 모습을 보여준 느낌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며 생겨난 경제적인 부담을 털어내기 위해 조용히 묻어두었던 진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어느새 진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욕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런 어른들의 동화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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