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셀프인테리어 1, 공간 찾기와 공사 준비(데코타일 제거)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구름제작자들'이라는 예술가 그룹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염원을 이루기 위해 10월 경부터 부동산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원하는 조건은 역시 싸고 넓은 공간이었는데요. 넓은 공간을 위해 지하로 내려가자니 습기, 환기 등의 문제로 말리는 지인들이 많았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가자니 두 배 이상으로 치솟는 보증금과 월세가 발목을 잡고는 했었죠. 그렇게 약 두 달 간 동네 여럿 부동산 사장님들을 괴롭히던 중 위의 지하 공간을 만났습니다. 넓으면서 보증금과 월세도 저렴하고 지하 공간 특성상 하나쯤은 꼭 존재하는 중심에 놓여진 기둥도 없었죠. 심지어 환풍기가 두 개나 설치되어서는 환기 문제도 상당히 해결이 되어있는 지하 공간이었습니다.


사실 이 물건을 본 후 바로 보았던 다른 공간에 잠시 눈을 빼앗겨 이 지하 공간을 잠시 잊고 있다가 뒤늦게 그 가치를 알아챈 숨은 뒷이야기도 존재하지만 이 공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지금은 참 행운처럼 만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역시 공간을 얻고 셀프 인테리어를 마음먹은 이상 할 일은 태산처럼 쌓여있었죠.



노동을 시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들여온 것은 역시 목장갑이었습니다. 추후 공짜로 일해주실 친구들을 위해 넉넉하게 10세트를 준비했는데요.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 생각하자니 미리 많이 사두기를 참 잘 했었습니다. (단 번에 달려와 무보수로 함께 일해준 모든 지인분들에게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일단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역시 바닥의 타일을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사의 첫 목표는 바닥에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나는 투명 코팅이었기 때문에 장판과 같은 데코타일을 없애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었는데요. 생각보다 상당히 무거운 무게에 조금은 당황했었습니다. 사실 위에서 목장갑과 함께 사 왔던 포대자루는 이 타일들을 잘라서 넣고는 처리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었는데요. 일단 이 장판처럼 보이는 데코타일 자체가 자른다는 표현보다는 부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단단한 재질이었고 상당히 무거워 자루에 담아 옮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체감했던 타일의 무게는 두 장에 약 7~10킬로 선의 무게였던 것 같은데요. 바닥 공사를 위해 두 개씩 들어서는 바닥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공간 한 쪽으로 치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두 제거하고 보니 그 양이 상당했는데 혼자 모두 치우는데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네요.



반 정도를 옮기고는 아직 옮겨야 할 데코타일이 쌓여있는 모습입니다. 바닥이 드러난 모습이 지저분한 듯 깔끔한 듯 애매한 느낌인데요. 마지막 사진에서 나와있는 저 기계는 바닥을 사포로 문대 주는 혹은 나무를 사포질해주는 샌더인데, 갑자기 뜬금없이 샌더가 등장한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간단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장판을 뜯어내고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 했던 큰 시련이 한 번 찾아오며 빌려온 기계인데 큰 시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터무니없이 간단하게 해결이 되기도 했던 문제였죠.



한 쪽의 공간에 모아놓은 장판들의 모습입니다. 모아놓고 보니 바닥에 장판 까는 게 보통 일은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양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도 놀랐었습니다. 다 옮기고 나니 괜스레 첫걸음을 마친 것만 같은 기분 들면서 후련하기도 했지만 사실 이때부터 시작된 이 장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구청에서 살 수 있는 건설 폐기물 처리 포대를 사서 처리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 무거운 녀석들을 하나하나 부숴 자루에 넣어야 하는 작업이 귀찮아 하루하루 미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 아직 인테리어도 모두 끝나지 않았으니... 한 곳에 잘 모셔둔 이 장판들은 인테리어가 끝나고 천천히 처리하기로 하며 계속해서 미루고 있죠. 흐아, 이렇게 바닥 코팅을 위한 처 준비가 끝이 났는데요. 다 지난 일인데 괜히 보고 있자니 당시의 피곤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정말 완전히 비어있는 공간의 셀프 인테리어를 생각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 방의 작은 부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물론 재미는 있습니다. 아주아주 많이 힘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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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컬렉터 : 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