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셀프인테리어 2, 벽을 지어봅시다. (벽짓기)


오늘은 제가 셀프로 올려버린 벽 짓기 과정을 간단하게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넓은 공간을 얻어버려 굉장히 기분이 좋았지만 막상 큰 공간을 얻고 나니 '큰 공간'은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었는데요. 그런 이유들로 위와 같은 벽을 하나 짓는 것으로 예술가들의 모임 공간과 제 개인 작업 공간을 나누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혼자서 차분히 글도 쓰고 사진도 정리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그런 아늑한 공간을 얻는 것이 하나의 작은 꿈이기도 했기에 은근히 설렘이 가득했던 작업이었는데요. 뭔가 넓디넓은 공간보다는 이처럼 벽을 세우는 것으로 작게 공간을 나누는 것이 조금 더 아늑한 개인 작업실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좋은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이렇게 벽을 올려버리기로 마음을 먹고 일단 재료 구입에 돌입했는데요. 저는 저렴하게 각목과 석고보드를 이용해서 벽을 올리기로 재료를 선택하고 각목과 석고보드를 가까운 자재 가게에서 구매해왔습니다. 다행히 작업실과 약 세 골목 떨어진 곳에 각종 건설자재들을 판매하는 자재상이 있어서 쉽게 구매를 할 수 있었는데요. 저 위의 각목과 석고보드를 배송료 포함 7만 5천 원 정도에 구매했었습니다. 세 골목 떨어진 곳으로 배송료가 만 오천 원이었는데요. 배보다 배꼽이 크다 할 정도의 배송료로 배달을 부탁하는 것이 참 아까웠지만 차량이 없어 선택의 도리가 없었죠. (그런데 이후 큰 실수로 인해 만 오천 원의 배송료를 추가로 지불하며 한 번 더 배달을 맡깁니다...)


그리고 위의 에어 콤프레셔와 타카총은 가까운 복지관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있어 간편하게 구해올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가까운 곳에서 모든 재료들을 얻어낼 수가 있었죠. 이렇게 재료와 장비까지 갖춰졌으니 이제 몸으로 노동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런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포스팅을 하시는 분들의 포스팅을 보고 있자면 작업 중간의 사진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저는 꼭 그러지 말고 사진을 틈틈이 잘 찍어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게 하다 보면 정말 힘이 들어 사진 찍는 것을 까맣게 잊고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저도...  갑자기 재단된 목제가 모두 조립된 상태로 벽 치수에 맡게 올려져버린 사진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상당 부분이 각목의 굴곡으로 인해 약간 맞지 않아 스크래퍼로 열심히 깎아주고 있는 모습의 사진은 남길 수 있었네요. 안 그래도 좀 얇은 각목을 맞춰서 부실한 느낌이 있는 벽공사인데 깎기까지해서 더 얇아졌으니 추후에 핸디코트를 덕지덕지 올리는 것으로 그 강도를 최대한 높이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참 많은 셀프 인테리어 포스팅을 하시는 분들이 하는 말인데요. 사진으로 보면 갑자기 된 것 같지만 정말 많이... 아주 많이... 힘이 듭니다. 정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



그렇게 토대가 되어줄 각목틀이 올라가고 석고보드를 고정시키다 보니 뭔가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합니다. 바로 계산을 잘못하여 벽에 붙일 석고보드의 양을 한 쪽 면만 계산해버린 것인데요. 석고보드는 추가로 구매하면 되지만 추가되는 만 오천 원의 배송료가 아까워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추가된 석고보드까지 8만원 안팎의 재료비가 들었는데 두 번의 배송료로 인해 배송료가 3만 원이 되어버리는 숫자로만 보면 참 아까운 모습이 연출된 것이죠. 뭔가 총 11만 원에 벽을 세운 것도 저렴하게 느껴지지만 그중 배송비가 3만 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왠지 아깝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게 배보다 배꼽이 큰 듯한 배송료와 함께 추가된 석고보드를 모두 붙여놓은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벽을 세우며 배운 것은 각목을 재단할 때 석고보드의 사이즈를 고려해서 석고보드들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에 각목틀의 기둥이 지나가게 설계를 해야 조금 더 튼튼한 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저는 그저 벽 사이즈만 생각하고 각목틀을 멋대로 재단해서 조립하고 석고보드를 붙여버리는 바람에 모서리가 만나는 부분들에 지지해주는 각목이 없어 핸디코트로 속을 채우는 느낌으로 마무리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혹시 저처럼 셀프 벽짓기를 준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와 같은 부분을 유념하시면서 조금 더 안정성 있고 튼튼한 벽을 준비하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 벽도 나름 핸디코트로 꽉꽉 채워버리며 완성된 지금은 꽤나 단단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나름은 만족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틀까지 완벽하게 잡힌 단단함이 좋겠죠.



위의 과정을 통해 지어진 이 벽은 현재 사진 끝 커튼 옆에 자리 잡은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인테리어가 모두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진행이 되었는데요. 정말 큰 것들이 하나하나 지나갈수록 작은 것들이 하나둘 생기는 이 셀프 인테리어... 정말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공사를 이어갈수록 힘이 빠져 사진을 찍는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끝까지 한 번 포스팅을 열심히 이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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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컬렉터 : 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