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와플과 맥주



벨기에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역시 와플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단 것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입맛으로 인해 조금은 밍밍한 느낌의 살짝 달면서 담백한 빵 등을 좋아하는데요. (예를 들면 소보로빵)


벨기에는 와플의 본고장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벨기에의 와플은 원래 설탕을 넣지 않은 맛이 원조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벨기에의 예술 소도시 '앤트워프'에서 먹은 와플은 너무나 입맛에 잘 맞아 4일간 체류하며 하도 많이 사 먹어 직원이 저를 알아보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먹은 관광지의 와플들은 와플에서 설탕이 씹힐 정도로 설탕이 많이 들어있어 정말 낭패였습니다.


수도 브뤼셀의 와플을 전문으로 파는 체인점에서는 그나마 좀 담백한 와플을 먹을 수 있었지만 소도시 앤트워프의 노점에서 팔던 그 맛을 따라가지 못 했었는데요.


심지어 고작 몇 유로 차이지만 약 2배 가까이 비싸기까지 했었죠.


서양 간식 와플을 가지고 담백함을 논한다는 것이 제대로 된 맛에 대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인 입맛으로는 앤트워프에서 먹은 와플의 담백함이 그립네요.



     



맥주와 감자튀김은 또 벨기에 음식이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들인데요.


벨기에 사람들은 '프렌치 프라이스'라고도 불리는 길게 자른 감자튀김의 시초는 벨기에라고 늘 주장하지만 다들 '에이...'하는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벨기에 사람들은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에서 사용되는 '프렌치(French)'라는 단어가 '프랑스'가 아니라 '길게 자른' 혹은 '길게 잘라놓은'이라는 형용사의 프렌치라고 말한다는데요.


몇몇 벨기에의 역사학자들이 벨기에에서 감자튀김을 가장 먼저 먹기 시작했다는 역사적 사실들을 내놓으며 그 주장의 신빙성을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해집니다.


사실 제 3자의 입장인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흥미진진한 프랑스와 벨기에의 기싸움인데요.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많은 교류가 있었다는 점이 벨기에의 주장에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국가 인지도의 차이로 벨기에의 의견이 큰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벨기에의 감자튀김이 굉장히 맛있기는 했었는데요. 늘 손에 들고 먹기 바빠 사진 한 장 찍지 않아 사진이 없을 정도이기는 하죠.


그러고 보니 벨기에에서는 식사보다 여러 가지 분식 비슷한 음식들을 굉장히 많이 즐기고 온 것 같네요.


와플, 감자튀김, 맥주는 살찌기 딱 좋은 음식들이기는 하지만 여행 중에는 내일도 바삐 움직여야 한다는 아주 이성적인 합리화와 함께 칼로리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맥주와 감자튀김도 맛있었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맛있었던 음식은 (앤트워프) 와플입니다.



2015, 04 @ 유럽, 벨기에, 브뤼셀

반응형

댓글

미술사 컬렉터 : 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