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가 그림을 그리는 마지막 방법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컷-아웃(Cut-Outs)

 

미학적 잡담 : 앙리 마티스가 그림을 그리는 마지막 방법

 

Cut-Out : 잘라서 무엇인가를 만들다

 

현대미술의 3대 거장이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는 야수같이 강력한 색상을 이용한다는 ‘야수파’ 화풍으로도 유명하지만, 이 ‘컷-아웃’이라는 제목의 콜라주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종이를 잘라서 만드는 이 ‘컷-아웃(Cut-Outs)’이라는 작품은 그의 인생 마지막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한데요. 현실묘사라는 전통에서 벗어나며 나타난 야수파, 인상파 등의 새로운 화풍을 지나 그림이라 부르기 힘든 그림이 등장하기 시작했던 이 시기 미술의 변화를 적절하게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가끔 ‘만약 마티스가 건강했다면 이 ‘컷-아웃’이라는 작품이 등장했을까?’라는 잡담 같은 의문을 가져보고는 합니다. 사실 마티스의 이 ‘컷-아웃’이라는 작품 시리즈는 그가 암 투병을 시작하는 것과 함께 건강 악화가 시작되며 더 이상 붓을 들기 힘든 상태에서 나타난 작품인데요. 가위로 종이를 자르는 콜라주 형태의 이 ‘컷-아웃’이라는 작품을 만들면서도 이를 돕는 조수가 필요했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었다 전해집니다. 마티스는 평생 하루 정해진 시간만큼은 꼭 그림을 그렸던 지독한 노력파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니, 암투병이라는 현실이 그에게 건넨 그림 활동의 중단은 그에게 보통의 사건이 아니었겠죠.

 

어쩌면 이 지독한 노력파 화가에게 붓을 들지 못하는 건강 악화라는 지독한 환경은 오히려 '오려서 그린다'라는 새로운 그리기 방식을 찾아내도록 만드는 환경에 불과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직접 이 ‘컷-아웃’이라는 작품에 대해 ‘가위로 그리는 그림(painting with scissors.)’이라 언급하며 '그림에 대한 포기는 없다'라는 본인의 신념을 말했던 것처럼 말이죠. 붓도 들지 못하는 건강 상태에서도 가위로 그림을 그리겠다라고 선언하는 그의 행동은 지독한 노력이 그의 흔한 일상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위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표현과 함께 나타난 ‘컷-아웃’이라는 그의 마지막 작품 시리즈는 ‘그림을 그린다’라는 행위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하며 미술사적으로도 시기적절하게 나타난 작품이기도 한데요. 원색의 종이로 만들어진 작품의 이미지는 간단함으로 무장한 강력한 색감과 함께 야수파라는 화풍을 만들어냈던 마티스의 평소 그림 이미지와도 아주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장이라 불리는 한 명의 예술가가 보여주는 완벽한 변화이기도 한 것이죠. 그런데 가끔 만약 그가 건강했다면 건강 악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일지도 모르는 이 ‘컷-아웃’이라는 작품 시리즈가 아닌 또 다른 흥미로운 미술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잡담으로 딱 좋은 생각이 문득 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컷-아웃(Cut-O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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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컬렉터 : 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