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기억되는 방법

보티첼리의 '봄(Spring)' (좌)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Monalisa)'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The Creation of Adam)'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라는 문구는 많은 예술가가 신념처럼 믿고 있는 문장입니다. 물론 노력이라는 키워드는 예술 외의 직업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도 삶의 중요한 태도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문구처럼 노력은 미술인에게 화려한 기교를 선물했고, 일반 관객에게는 개인 영역의 전문성을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에서 가끔 시각예술은 잔인한 면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는 하는데요. 의외로 관객에게 쉽게 기억되는 작품은 기교가 화려하게 넘치는 그림보다 간단한 선과 색을 이용해 강력한 상징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죠.

 

칸딘스키의 '구성 8(Composition 8)' (좌) / 몬드리안의 추상화 (우)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면 이런 부분입니다. ‘사람이 그림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라고 표현되는 르네상스 거장들의 그림을 살펴보면요.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 당시 거장의 그림은 각자의 스타일이 확실하게 존재하지만, 약간의 공부 없이는 그 구분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반해, 추상화가로 널리 알려진 몬드리안과 칸딘스키의 그림은 큰 공부 없이도 간단하게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데요. 그림을 이해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저 한 화가의 작품을 시각적으로 기억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적은 노력이 들어가는 추상화가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아이러니함이 존재하는 것이죠.

 

물론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것은 역시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입니다. 추상화는 그 강력한 상징성과 함께 사람들에게 쉽게 기억되고는 있지만, ‘뭘 그렸다는건지...’라는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죠. 어쩌면 노력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이 둘을 비교하는것 자체가 무의미한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몬드리안은 본인의 추상화를 그리기 위한 형식을 완성하기 위해 정밀묘사 가득한 그림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조금씩 그림을 단순화하는 노력을 해오기도 했으니 말이죠.

 

이 노력이라는 키워드를 그림 한 장을 그리기 위한 태도로 봐야 하는 것인지, 자신의 미술을 만들기 위한 삶 전체의 태도로 봐야 하는 것인지 참 혼란스러운 부분인데요. 관객에게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이 옳은 것인지, 관객에게 기억되는 작품이 옳은 것인지, 작가 본인의 노력과 형식에 집중하는 작품이 옳은 것인지, 참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는 것이 미술입니다.

댓글(0)

미술사 컬렉터 : 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