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사물, 문자는 서로 딱히 공통점이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세 가지 요소이지만, 사실 사람은 이 세 가지를 굉장히 비슷한 과정으로 인지합니다. 오늘 살펴볼 조셉 코수스의 작품은 이러한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지나치게 당연한 사실이라 첫 만남에서는 ‘이게 어쨌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지만, 파고들수록 흥미가 느껴지는 숨은 재미를 가진 작품이기도 하죠. 우리의 머릿속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의자에 관한 경험과 함께 ‘의자’라는 단어의 이미지가 존재하는데요.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의자’의 이미지는 평소 다양하게 만나는 물건 중 무엇이 의자인지를 구별하게 해줍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리가 아프고 피곤할 때 책상이나 밥상에 앉는 실수 없이 그 옆에 놓인 의자에 앉을 수 있..
예술은 언제나 보고, 느낀 것을 묘사하는 행위와 함께 해왔습니다. 돌과 나무를 조각하여 입체적인 조형물이나 조각상을 만들고, 평평한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며 입체적인 공간과 사람, 사물을 표현해냈죠. 이렇게 사물, 인물, 공간을 표현해낸 미술은 ‘시간’이라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나는데요. 늘 함께하고 있지만, 손에 잡히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시간이라는 존재는 이미 여러 작가에 의해 표현이 시도된 바 있죠. 오늘은 이렇게 미술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시간을 표현해낸 작품 하나를 살펴볼까 하는데요.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라는 쿠바 출신의 미국 작가가 내놓은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시계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무제:완벽한 연인(Untitled:Perfect Lovers)’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인데요. ..
트루이즘(Truism)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한국어로는 ‘뻔한 말’, ‘진부한 문구’ 등으로 번역되는 단어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진부한 문구'보다는 ‘뻔한 말’이라 번역하는 것을 선호하는 단어죠. 사실 트루이즘이라는 뻔한 말 안에는 뻔하지만 진부하지만은 않은 문구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제니 홀저’의 트루이즘 시리즈를 살펴보면 이를 쉽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제니 홀저는 ‘너의 삶을 위해 투표하라.(Vote for your life)’, ‘가장 오래된 두려움은 최악의 두려움이다.(The oldest fears are the worst ones)’ 등 뻔하디 뻔한 트루이즘스러우면서도 진부하지만은 않은 문구를 사람들 앞에 내놓는 트루이즘 시리즈를 제작했는데요. 삶을 위해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은 뻔하..
‘그림을 불태운 재로 쿠키를 만든다’라는 문장은 대충 듣고만 있어도 ‘먹는 거로 장난치지 말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정신 나간 소리인데요. 실제로 한 작가가 본인이 13년 동안 그렸던 그림을 불태우고 남은 재로 쿠키를 만든 작품이 있습니다. ‘화장 프로젝트’라 이름 붙은 작품인데요. ‘나는 더 이상 지루한 작품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I will not make any more boring art)’라는 작품이 인상적인 ‘존 발데사리’의 작품이죠. 존 발데사리는 1970년 여름, 본인 작업실 근처의 화장소에서 1953년부터 1966년까지 그렸던 본인의 회화 작품 전부를 화장시켜 버립니다. 작가 본인이 불태운 그림 대부분을 슬라이드로 남겨놓았다고 알려졌지만, 그 양이 워낙 많아 얼마나 많은 그림이 화장됐..
‘이 작가는 이 작품으로 뭘 이야기하려는 걸까?’라는 의문과 함께 바라보면 재미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의문에 다양한 생각과 깨달음을 제공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트로이카’의 ‘어제의 날씨’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날씨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하나 세워놓고는 어제의 날씨를 어제의 기온과 함께 알려주는 작품이죠. 어제의 날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내가 어제 날씨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되는 작품인데요. 괜스레 오늘과 내일에만 집중하는 바쁜 현대인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는 몽상가가 되어보기도 하고 혹은 ‘어제 날씨를 알아서 뭐 해?’라는 진정한 이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