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실수들과 함께 완성된 벽은 마지막으로 틀에 붙여놓은 석고보드들이 만나는 지점의 틈새들을 메꿔 빈틈 없이 단단한 벽을 만들어줘야 하는 마무리 단계가 남아있었는데요. 사실 벽을 위한 틀을 만들 때 석고보드와 석고보드가 만나는 부분에 나무틀이 지나게끔 재단하여 틈 뒤로 빈 공간이 없게 만드는 것이 단단한 벽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이와 같은 사실을 벽을 모두 만들고 틈을 메꿔주는 마무리 작업을 하며 깨달았습니다. 후회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기에... 다음에 벽을 만들 때는 단단하게 만들자고 다짐하며 빈틈을 무식하게 메꾸기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퍼티라고도 불리는 핸디코트를 이용하여 이 작업을 진행하기에 저도 역시 이 작업을 위해 핸디코트를 공수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미..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눈이 가는 노부부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노부부들을 보고 있자면 저런 긴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몇 십 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하며 저들은 어떤 일들을 겪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이 마음이 돌아서서는 끝이 났었을 수도 혹은 둘 모두 마음이 돌아서서는 함께 했던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되어버릴 수도 있었겠죠. 또 사고, 질병 등등의 둘 모두가 원하지 않았던 사건 사고들이 이들에게 찾아왔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와 내 삶을 공유한다는 것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교류적인, 양방향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기에 더더욱 어려운 것이겠죠. 그렇지만 그런 시간들을 함께 흘려보냈기에 이들은 이렇게 함께 의지하며 또..
오늘은 제가 셀프로 올려버린 벽 짓기 과정을 간단하게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넓은 공간을 얻어버려 굉장히 기분이 좋았지만 막상 큰 공간을 얻고 나니 '큰 공간'은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었는데요. 그런 이유들로 위와 같은 벽을 하나 짓는 것으로 예술가들의 모임 공간과 제 개인 작업 공간을 나누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혼자서 차분히 글도 쓰고 사진도 정리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그런 아늑한 공간을 얻는 것이 하나의 작은 꿈이기도 했기에 은근히 설렘이 가득했던 작업이었는데요. 뭔가 넓디넓은 공간보다는 이처럼 벽을 세우는 것으로 작게 공간을 나누는 것이 조금 더 아늑한 개인 작업실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좋은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이렇게 벽을 올려버리기로..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구름제작자들'이라는 예술가 그룹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염원을 이루기 위해 10월 경부터 부동산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원하는 조건은 역시 싸고 넓은 공간이었는데요. 넓은 공간을 위해 지하로 내려가자니 습기, 환기 등의 문제로 말리는 지인들이 많았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가자니 두 배 이상으로 치솟는 보증금과 월세가 발목을 잡고는 했었죠. 그렇게 약 두 달 간 동네 여럿 부동산 사장님들을 괴롭히던 중 위의 지하 공간을 만났습니다. 넓으면서 보증금과 월세도 저렴하고 지하 공간 특성상 하나쯤은 꼭 존재하는 중심에 놓여진 기둥도 없었죠. 심지어 환풍기가 두 개나 설치되어서는 환기 문제도 상당히 해결이 되어있는 지하 공간이었습니다. 사실 이 물건을 본 후 바..
리스본의 트램은 참 찍기 좋은 피사체였습니다. 특히나 일반 평지 도로를 돌아다니는 일반 트램 외에도 오로지 오르막길을 오르내리는 용도로만 사용되는 트램은 그 모습이 참 특이해서 더더욱 찍는 재미가 있는 피사체였는데요. 그 모양만으로도 찍기가 재미있었던 오르막길 트램은 트램 위에 그려진 스트릿아트들로 인해 한층 더 재미있는 피사체로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트릿아트를 좋아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 덕분에 제가 더욱 이런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하지만 또 유독 트램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스트릿아트들의 모습도 저의 개인적인 흥미를 더 끌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 분홍색의 돼지가 그려진 트램의 모습은 마치 평화로운 느낌이 충만한 도시 리스본에서는 도시 파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