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이즘(Truism)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한국어로는 ‘뻔한 말’, ‘진부한 문구’ 등으로 번역되는 단어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진부한 문구'보다는 ‘뻔한 말’이라 번역하는 것을 선호하는 단어죠. 사실 트루이즘이라는 뻔한 말 안에는 뻔하지만 진부하지만은 않은 문구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제니 홀저’의 트루이즘 시리즈를 살펴보면 이를 쉽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제니 홀저는 ‘너의 삶을 위해 투표하라.(Vote for your life)’, ‘가장 오래된 두려움은 최악의 두려움이다.(The oldest fears are the worst ones)’ 등 뻔하디 뻔한 트루이즘스러우면서도 진부하지만은 않은 문구를 사람들 앞에 내놓는 트루이즘 시리즈를 제작했는데요. 삶을 위해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은 뻔하..
‘그림을 불태운 재로 쿠키를 만든다’라는 문장은 대충 듣고만 있어도 ‘먹는 거로 장난치지 말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정신 나간 소리인데요. 실제로 한 작가가 본인이 13년 동안 그렸던 그림을 불태우고 남은 재로 쿠키를 만든 작품이 있습니다. ‘화장 프로젝트’라 이름 붙은 작품인데요. ‘나는 더 이상 지루한 작품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I will not make any more boring art)’라는 작품이 인상적인 ‘존 발데사리’의 작품이죠. 존 발데사리는 1970년 여름, 본인 작업실 근처의 화장소에서 1953년부터 1966년까지 그렸던 본인의 회화 작품 전부를 화장시켜 버립니다. 작가 본인이 불태운 그림 대부분을 슬라이드로 남겨놓았다고 알려졌지만, 그 양이 워낙 많아 얼마나 많은 그림이 화장됐..
‘이 작가는 이 작품으로 뭘 이야기하려는 걸까?’라는 의문과 함께 바라보면 재미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의문에 다양한 생각과 깨달음을 제공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트로이카’의 ‘어제의 날씨’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날씨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하나 세워놓고는 어제의 날씨를 어제의 기온과 함께 알려주는 작품이죠. 어제의 날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내가 어제 날씨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되는 작품인데요. 괜스레 오늘과 내일에만 집중하는 바쁜 현대인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는 몽상가가 되어보기도 하고 혹은 ‘어제 날씨를 알아서 뭐 해?’라는 진정한 이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이 되..
'파블로 피카소’는 전 세계적으로 의무 교육을 받는 곳이라면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단언해 볼 가치가 있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예술가입니다. 정밀묘사가 무너져가던 시대의 흐름과 함께 그가 완성한 입체파라는 화풍은 다양한 화가에 의해 그려졌음에도 이제는 피카소를 상징하는 화풍이 됐습니다. 물론 이런 피카소의 입체파 화풍도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오늘은 그의 다작으로 엿볼 수 있는 예술에 대한 피카소의 열정을 살펴볼까 하는데요. 파블로 피카소는 평생을 살아가며 5만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엄청난 다작 예술가로도 유명하니 말이죠. 물론 이 5만여 점 중 우리가 피카소 하면 쉽게 떠올리는 회화, 스케치 작품은 1만 5천여 점 정도인데요. 그 외 조형, 도자기, 프린트, 무대 디자인 등..
‘화장실 소변기를 진지하게 지키고 있는 미술관’이라는 문구는 ‘어느 세상 이야기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인데요. 지금 이 시간 속 현대미술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샘’이라는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남성용 소변기로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일명 ‘변기통 작품’이라 많이 불리는 작품으로 현대미술의 3대 거장 ‘마르셀 뒤샹’의 대표작이죠. 이 작품은 변기통이라는 겉모습과 함께 미술적인 가치가 있다고 믿든, 없다고 믿든 '미술과 미학을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사람 중 이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정규 과정이든, 교양 과정이든 미술과 미학 이론 과정의 첫 시간은 대부분 이 작품과 함께하고 있으니 말이죠. 미학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는 이제 오직 겉모습..